[ITRC, 최고 IT개발을 꿈꾼다](25)연세대 IT 메이저사이트 설계기술 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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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컨버전스(융합)의 핵심으로 떠오른 시스템온칩(메이저사이트)은 각종 정보기기의 기능을 하나의 칩에 집적하는 신개념 반도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유선과 무선,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통합하는 메이저사이트는 반도체업계의 기술적 과제이자 새로운 비전이다.

 더욱이 초소형·초고집적 부품이 필요한 3세대 이동통신, 휴대형 정보기기, 디지털TV 등의 분야에서는 메이저사이트가 핵심적 요소여서 이 시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국내외 시스템업체들의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인텔·텍사스인스트루먼츠(TI)·ST마이크로·모토로라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업체들은 마이크로프로세서·디지털신호처리기·모뎀칩 등 기존의 주력 제품을 기반으로 여타 분야의 기술과 회로를 통합하는 메이저사이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업체들도 D램 기술을 기반으로 비메모리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해 메이저사이트 기술과 전략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 등 전자정보통신업체들도 시스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메이저사이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사이트는 특정 기능을 가진 표준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응용 분야를 미리 염두해두고 창의력을 발휘해 각종 설계자산(IP)을 통합해야 하는 기술인 만큼 업체간, 산학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산학 클러스터(집적단지)를 설립하고 산업계와 공동 개발, 상용화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국 MIT대학과 스웨덴 스톡홀름왕립대학 등에서도 산학 협력을 통해 메이저사이트 선행 기술 및 상용 제품을 개발 중이고 스코틀랜드 알바, 벨기에 아이멕, 대만 CIC 등은 메이저사이트 개발을 위한 산학협동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 IT 메이저사이트 설계기술 연구센터(센터장 김재석)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응해 IT분야의 핵심 메이저사이트 기술을 국산화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설립됐다. 연세대뿐만 아니라 서강대·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내로라하는 반도체 전문 교수진과 연구인력 40여명이 참여해 지난달부터 ITRC 2차연도 과제수행에 들어갔다.

 이 센터가 주력하고 있는 연구개발 과제는 크게 세 가지. ‘메이저사이트 설계기법’ ‘메이저사이트 설계 및 구현’ ‘메이저사이트 테스트기법’ 등이다. 말 그대로 메이저사이트 설계의 통합 솔루션에 대해 연구하고 상용화하겠다는 것.

 KAIST 유회준 교수와 서강대 황선영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메이저사이트 설계기법’은 IP 기반으로 메이저사이트 설계 플랫폼과 메이저사이트 설계에 필요한 SW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계 플랫폼 연구는 IP와 메이저사이트간 설계방법의 연관성을 비교분석해 메이저사이트 설계를 위한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설계용 SW 개발은 설계 블록의 라이브러리 관리기능을 개발하고 타깃 프로세서의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기법, C언어와 HDL언어 상호 지원방법 등을 연구하게 된다.

 ‘메이저사이트 설계 및 구현’ 연구는 센터장을 맡고 있는 연세대 김재석 교수와 서강대 이승훈 교수가 맡아 재활용 가능한 아날로그·디지털 블록 IP 설계방법과 무선 원격 계측시스템용 메이저사이트, 초고속 무선데이터 통신시스템용 메이저사이트 등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무선 원격 계측시스템용 메이저사이트는 반경 300m 계측 단말기를 2.4㎓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중앙 DB서버와 연결함으로써 각종 계측 데이터를 송수신, 분석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환자보호시스템·무선감시시스템·공장자동화시스템 등에 응용이 가능하다. 특히 벤처기업 제토스와 세트리마이크로시스템에 메이저사이트 기술을 이전해 함께 상용화할 계획이다.

 기존 무선랜(802.11a/b)을 능가하는 300Mbps급 차세대 통신규격을 가진 초고속 무선데이터 통신시스템용 메이저사이트를 개발, 씨엔에스테크놀러지와 함께 2004년 상용화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메이저사이트 테스트기법’에 관한 연구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컨버터의 회로와 메이저사이트 내 고주파 및 저주파 등 혼합신호 테스트기법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처럼 분야별 세부 연구과제를 정해 핵심 메이저사이트 기술을 개발하는 것 이외에도 IT 메이저사이트 설계기술 연구센터가 주력할 분야는 전문인력 양성. 메이저사이트산업의 근간이 인력인 만큼 학문연구의 상아탑 역할에 그치지 않고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숙련된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큰 과제다.

 이를 위해 이번 2차연도에는 메이저사이트용 CAD 전문가 박사급 1명과 석사급 5명, 메이저사이트 설계 전문가 박사급 1명과 석사급 6명, 테스트분야 전문가 석사급 3명을 배출해 산업현장에 투입할 방침이다.

 비단 대학 인력양성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 반도체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20여명을 모아 지난달부터 2기 과정을 시작한 ‘단기 메이저사이트 강좌’는 산업계의 인력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들을 집중, 재교육함으로써 좋은 협력 모델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실시한 첫 강좌의 인기에 힘입어 이번 디지털·아날로그 설계 강좌에도 신청자가 몰려 선착순 선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9개월 남짓의 1차연도 사업에서 1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1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자체 개발한 6건의 IP를 등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연세대 IT 메이저사이트 연구센터가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은 풍부한 메이저사이트 설계 인력과 기술. ‘ASIC공동연구소’를 기반으로 학부에서부터 대학원, 교수에 이르기까지 포진하고 있는 설계 전문가들을 숙련공으로 다듬질해 한국의 메이저사이트산업 발전의 원동력으로 만들겠다는 게 참여 교수들과 학생들의 포부다.

 IT 메이저사이트 연구센터 전임연구원을 맡고 있는 연세대 이성주 박사(32)는 “과제별로 연구원들이 나뉘어 철저한 자기관리와 상호 협조를 통해 밤낮 없이 메이저사이트 설계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연구목적에 그치지 않고 개발한 기술을 산업체에서 접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김재석 센터장 인터뷰

 “시스템온칩(메이저사이트) 분야는 창의력과 설계 능력이 관건입니다. 비메모리 기술력과 메모리 기술력이 접목되는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방식을 바탕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메이저사이트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IT 메이저사이트 설계기술 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연세대 김재석 전기전자공학부 교수(47)는 메이저사이트분야의 특화된 디자인 능력을 배양해 상용화할 수 있는 메이저사이트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IC 2010 사업단장, ASIC공동연구소장 등 비메모리 분야의 굵직굵직한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해왔던 경험을 살려 IT 메이저사이트 설계기술 연구센터를 세계적인 메이저사이트 산학협력 클러스터로 키우겠다는 게 김 교수의 포부.

 비록 ITRC 과제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그럴듯한 연구센터를 마련하지 못했지만 김 교수의 참여 연구진들의 열성에 감동한 연세대에서는 내년 초 제3공학관 증축이 끝나면 2개층을 IT 메이저사이트센터 전용 설계실과 실험실로 만들기로 했다.

 김 교수가 ITRC 과제를 수행하면서 주력하고 있는 것은 산업계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인력을 육성하는 것.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부 과제나 담당 교수별로 책정된 정책자금을 나눠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팀 전원이 하나의 목표물을 향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팀을 운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IT 메이저사이트 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세부과제는 모두 핵심 메이저사이트를 개발할 수 있는 방법론에서부터 설계·검증까지 일관되게 구성돼 있다. 마지막에는 개발한 SW와 IP들을 무선데이터 통신 및 무선 원격 계측시스템용 메이저사이트를 만드는 데 투입하게 된다.

 이를 위해 ITRC 과제도 단기간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8년간 집중하면서 센터를 대표하는 결과물들을 내놓을 생각이다.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원들 스스로가 자기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근태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는 김 교수는 학교가 흩어져 있는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e메일과 매달 정례회를 통해 각자 추진한 과제를 점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입한다.

 그러나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개발한 기술을 산업체에 이전하고 공동으로 상용화해 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일. 연세대가 모태가 된 벤처기업 제토스·씨엔에스테크놀러지·베라테스트·세트리마이크로시스템스·아이앤씨테크놀러지·인타임·쿼스바 등 산학계와 다각도의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 교수는 “ASIC·IP·CAD 등 메이저사이트 설계에 필수적인 기술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핵심 기술인력이 모인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사이트 연구센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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