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전략상품으로 출시한 금융·통신 융합서비스 ‘뱅크온’에 힘입어 지난달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버금가는 순증 슬롯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신규슬롯 시장의 SK텔레콤 쏠림현상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린 것으로 내년도 번호이동성 시차제 도입과 맞물려 주목된다.
특히 브랜드력과 통화품질, 가격 등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업계 서열이 갈수록 고착화됐던 것과는 달리 컨버전스 상품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변화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포화상태인 슬롯시장의 돌파구는 물론 향후 업계 판도 변화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1일 이동전화 시장 11월 슬롯동향을 집계한 결과 LG텔레콤은 지난 한달간 6만4682명을 늘려 481만4046명의 슬롯를 기록했다. LG텔레콤은 특히 15만명 정도의 해지자에도 불구하고 21만여명의 신규슬롯를 얻어 순증슬롯 규모만 따지면 SK텔레콤의 7만9000명에 육박했다.
더욱이 LG텔레콤의 전체 슬롯 규모가 올 들어 매달 정체 내지는 감소해왔다는 점에서 회사측도 고무적인 반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금융·통신융합서비스인 뱅크온 슬롯의 대거 유치와 단말기 약정할인제 등 요금전략이 주효했다”면서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지난달 비약적인 기록을 올렸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LG텔레콤 내부적으로 잠정 집계한 결과 최근까지 국민은행 지점을 통한 하루 평균 신규슬롯는 500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말을 기준으로 이동전화 시장구도도 다소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31만여명이 신규 가입하고, 23만여명이 해지해 전체적으로 7만9422명이 늘어난 1808만478명을 기록했다. 전달에 이어 시장점유율 54.3%를 유지했다. KTF는 21만여명의 신규 가입과 19만여명의 해지로 전체 슬롯는 1만8362명 증가한 1047만1031명에 그쳤다. 11월말 현재 이동전화 3개사의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이 54.3%, KTF가 31.3%, LG텔레콤이 14.4%를 기록중이다.
지난 한달간 이동전화 슬롯 추세가 근래 보기 드문 양상인 LG텔레콤의 약진으로 드러나자 경쟁진영인 SK텔레콤·KTF이 가세하는 이동전화 3개사의 은행권 붙잡기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금융·통신 융합 `뱅크온` 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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