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자지불대행(PG: Payment Gateway)업체의 월별 매출을 집계한 결과 연말 매출이 연초 매출의 절반에 그치면서 배경을 둘러싸고 감독주체인 금융감독원, 카드사, 파라오 슬롯간에 책임공방이 뜨겁다.
금융감독원은 24일 9개 카드사 가맹점의 지난해 월별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파라오 슬롯가맹점의 12월 총 매출액은 3142억원으로 지난 1월의 6358억원에 비해 절반 이상(3216억원)이나 감소하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전체 가맹점의 작년 12월 매출액이 15조2166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1월(15조861억원)과 비교해 큰 변화없이 증가세를 보인 것과 큰 격차를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때문에 PG업체들이 매출 감소원인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금융감독기관, 카드사, 파라오 슬롯 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감원 “불법할인 감소때문”=금감원 측은 이같은 파라오 슬롯의 매출액 감소에 대해 “각 카드사가 연체율 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PG가맹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파라오 슬롯의 불법카드할인, 이른바 카드깡이 감소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체 PG가맹점별 평균 연체률이 1월말 10.0%에서 12월말 3.9%로 6.1%포인트 하락한 것이 잘 말해준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파라오 슬롯의 카드깡에 대해 금감원이 ‘지급결제대행 업체를 통한 카드거래 관련 문제점 및 보완대책’을 마련, 각 카드사가 연체율 관리 및 하위판매점 정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토록 권고한 바 있다.
◇파라오 슬롯 “카드깡 업체로 몰지 말라”=파라오 슬롯는 이같은 금감원의 분석에 대해 파라오 슬롯를 카드깡업체로 몰아가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파라오 슬롯 한 관계자는 “파라오 슬롯의 매출감소는 카드사들이 파라오 슬롯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대폭 인하한데 원인이 있다”며 “결국 카드사의 부실을 파라오 슬롯들이 보전해 줬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동안 파라오 슬롯를 통해 결제를 해오던 대형 쇼핑몰이 카드사와 직접 거래를 튼 것도 매출감소 요인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파라오 슬롯가맹점을 통한 카드할인이 어려워진 카드할인업체들이 일반가맹점을 통한 종래의 카드할인 수법으로 전환하거나 불법 대부업을 영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는 금감원에서 적발한 인터넷 카드할인업체(25개) 및 생활정보지 광고 무등록 대부업체를 경찰청에 통보하는 등 향후 이들 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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