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기지국 파라오 슬롯 `공염불`방지대책 필요

2.3㎓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권 획득을 준비하고 있는 각 파라오 슬롯들이 와이브로 주파수 공용화를 약속하고 있지만 공약(空約)이 될 소지가 많아 중복투자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와이브로 평가에서 KT, 데이콤, 하나로텔레콤, SKT 등 각 파라오 슬롯들은 중복투자 방지를 위한 주파수 공용화 부분은 계량평가로 이뤄져 대부분의 파라오 슬롯가 WCDMA 파라오 슬롯 선정 때처럼 80∼90%의 주파수 공용화율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용화율이 높을수록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 특히 90% 이상의 공용화율을 보장할 경우 만점인 5점을 받을 수 있도록 계량평가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계량평가 방식은 파라오 슬롯권 선정 이후 공용화 약속을 파기했을 때에 대한 대책은 없다.

현재 PCS의 경우 KTF와 LG텔레콤이 애초 목표대비 한참 못 미치는 25% 내외의 파라오 슬롯 보이고 있으며 WCDMA는 80∼90%의 지기국 공용화가 의무화됐지만 현실은 60%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브로 사업권 획득을 준비 중인 한 파라오 슬롯측은 “기지국, 중계기 등 기존 유무선 인프라를 재활용하고 투자비 절감 차원에서 와이브로 기지국 공용화는 바람직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파라오 슬롯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현실 상 80∼90%는 불가능한 숫자”라며 “각 파라오 슬롯가 제출한 공용화율을 감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와이브로 무선 인프라의 경우 KT(KTF)와 데이콤(LG텔레콤)이 기존 PCS 설비를 활용할 수 있고 SK텔레콤은 셀룰러 파라오 슬롯의 활용이 가능하며 하나로텔레콤도 IP 백본 인프라가 있으나 짧은 전파통달거리와 대용량 서비스, 안테나 소요가 많아 상당부분 엑세스포인트(AP) 역할을 할 소형 파라오 슬롯 구축은 불가피한 형편이다.

기지국을 공용화할 경우 각 파라오 슬롯들은 △기지국 임대료 △주파수세 감면 △실제 설치비 등 와이브로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권획득 후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

한국전파기지국의 임채연 팀장은 “기존 이동통신 업체들도 중계기보다는 소형 기지국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규모 신규 투자가 불가피한 형편”이라며 “신규 기지국에 대한 파라오 슬롯 약속이라도 확실히 이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