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바보 별님

[클로즈업] 바카라 사이트 별님

◇바보 별님

정채봉 지음, 솔출판사 펴냄.

‘동화작가 정채봉이 쓴 김수환 바카라 사이트 이야기.’

 참으로 뜻밖이다. 2001년 세상을 떠난 정채봉 동화작가가 지난달 선종한 김수환 바카라 사이트의 이야기를 써 책으로 냈다니. 거기엔 사정이 있었다. 김수환 바카라 사이트은 생전 당신의 성장사가 담긴 이 책을 사후 펴낼 것을 당부했고, 8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작가가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책의 내용은 1993년 5월부터 8월까지 소년한국일보에 78회분으로 작가가 연재한 ‘저 산 너머’가 근간을 이룬다. 연재가 끝난 직후 책이 나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의 지도자도, 위인도 아닌 이 ‘바보’가 책으로 만들어지는 건 쑥스러우니 나 가고 난 뒤에 책으로 내더라도 내면 좋겠다”는 김수환 바카라 사이트의 겸손으로 인해 16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책으로 만들어졌다.

 김수환 바카라 사이트이 들려 준 성장시절의 이야기를 동화작가 특유의 필체로 풀어냈다. 향기롭고 서정적인 문체가 정감을 더한다. 책은 1,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3인칭 시점으로, 병인박해(1866년) 때 순교한 바카라 사이트의 할아버지 시절부터 군위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의 이야기다.

 2부는 바카라 사이트이 ‘나’가 돼 독자에게 지난 일을 진솔하게 들려주는 1인칭 시점이다. 성 유스티노 신학교 시절부터 구술하는 시점 즉, 1993년까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를 늘 강조하던 김수환 바카라 사이트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다. 세상의 허물을 모두 다 ‘내 탓이오’ 하며 끌어안은 사랑과 동심의 바보 별님의 인생이 그려져 있다. 이미 고인이 된 김수환 바카라 사이트과 정채봉 작가의 지순한 동심이 만나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축복인지를 책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다.

책은 스스로를 ‘바보’라 낮춰 부른 김수환 바카라 사이트이 어둠 속에 떠오르는 별을 보면서 아씨시 성 프란체스코 기도문을 가만히 외는 장면으로 끝난다. 유리알처럼 맑은 영혼으로 세상을 살았던 김수환 바카라 사이트과 정채봉 작가는 지금 저 하늘의 별이 돼 정담을 나누고 있을 게다. 9500원.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