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대기업 "불황 속 2분기 슬롯 머신 늘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시가총액 상위 10대 IT상장사 상반기 슬롯 머신 투자 규모

 2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속에서 IT대기업들이 전분기에 비해 연구개발(R&D)슬롯 머신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이들 기업들이 R&D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올해 슬롯 머신 지난해 수준에 육박할 전망이다.

 27일 전자신문이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시가총액 상위 10대 IT상장사(제조업) 반기보고서를 바탕으로 R&D 투자동향을 파악한 결과, 이들 기업의 2분기 슬롯 머신 2조6656억원으로 1분기(2조6384억원)에 비해 272억원 증가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슬롯 머신가 1분기에 비해 5.85%(942억원) 늘린 1조7043억원이었으며 한국전력과 LG디스플레이도 각각 485억원과 1883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2.2%(10억원)와 5.74%(102억원) 증가했다. 이밖에 KT와 삼성SDI가 2%대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에 반해 LG전자와 삼성전기·삼성테크윈·웅진코웨이 등은 슬롯 머신를 줄였다. LG전자가 1분기 4211억원에서 2분기에는 3781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삼성전기와 삼성테크윈도 1분기에 비해 228억원(28.8%)과 110억원(33.5%) 비교적 큰 폭 줄었다. 삼성전기는 LED사업부 독립에 따른 감소라고 밝혔다.

 슬롯 머신비를 매출규모로 나눈 R&D비율은 2분기 매출 증가에 따라 대체로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8.7%(1분기)에서 8.4%(상반기)로 감소했으며, LG전자는 6.0%에서 5.1%로 줄었다. 이밖에 하이닉스와 삼성전기가 1분기 13.9%와 10.1%에서 각각 상반기 11.7%와 8.7%로 낮아졌다.

 상반기 슬롯 머신비율이 10%를 넘는 곳은 한국전력(10.5%)과 하이닉스 2곳 뿐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한 상반기 슬롯 머신비율은 삼성전자가 2007년(9.4%)과 2008년(9.5%) 9%대 중반에서 8% 중반대로 내려 앉았으며, LG전자는 6%대(2007년 6.6%, 2008년 6.3%)에서 올해 5%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주요 기업 가운데는 LG디스플레이만이 지난해 3.2%에서 올 상반기 4.4%로 증가했다.

 하반기 IT 대기업들이 경기 회복 기대감과 함께 R&D 슬롯 머신 확대하고 있어 올해 R&D 투자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파악된다.

 반종욱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IT대기업들은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설비투자를 줄였지만 슬롯 머신 외국 경쟁기업과 비해 유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마저 슬롯 머신를 줄이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R&D 투자가 2∼3년 후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고려할 때 경기 회복기에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