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바카라 게임-`나`는 시기하지 않는다

[클로즈업] 바카라 게임-`나`는 시기하지 않는다

◇바카라 게임-‘나’는 시기하지 않는다

 롤프 하우블 지음, 이미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나 자신이 바카라 게임이 많다고 여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바카라 게임이란 단어는 남을 샘하고 미워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에는 누구나 다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을 가지게 마련이다. 또 그 뒷면에는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조금씩의 바카라 게임을 갖게 된다. ‘시기하는 사람은 죽지만, 바카라 게임은 대대로 상속될 것’이라는 다른 나라의 속담도 그래서 나왔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바카라 게임을 설명하며 다음이 사례를 든다. 두 사람이 지나가다가 기가 막히게 좋은 외제차를 몰고 가는 젊은 청년을 발견한다. 한 사람이 환희에 차서 말한다.

 “우아, 멋진걸. 나도 언젠가는 저런 차를 몰 날이 있겠지?” 그러자 곁에 있던 다른 바카라 게임 뇌까리듯 말한다. “저 인간도 걸어다닐 때가 있을걸?”

 이 중 나는 어떤 쪽일까. 전자는 미국인, 후자는 독일인들의 시각이라고 한다. 언뜻 후자만이 시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둘 다 바카라 게임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단지 그 바카라 게임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즉 건설적이고 자기 개발적인 쪽으로(전자) 발전할 수도 있고, 그야말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바카라 게임으로 나타나서 상대가 나빠지길 바라는 쪽(후자)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독문학자, 심리학자, 집단심리분석가이고 지그문트 프로이트 연구소 소장인 지은이가 자신의 경험과 심리치료를 통해 만난 사람들, 그리고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심리학은 물론이고 사회학·문학·종교·신화·광고에 이르기까지 여러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바카라 게임을 정리했다. 바카라 게임을 키워드로 한 종합 보고서 격이다. 그렇다고 각 상황에서 표출되는 바카라 게임을 조작적 정의로 구분하고 그의 사례를 소개하는 단순한 백과사전 식의 책은 아니다. 바카라 게임이 어떻게 예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와 소비와 수요를 어떻게 창출해 내고 있으며 광고에서는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1만6500원.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