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슬롯가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들을 유인하는 효과는 아직까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앞으로 인터넷쇼핑이나 TV홈쇼핑 등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파라오 슬롯가 기존 상거래와는 다른 새로운 시장과 소비문화를 창출하고 있으며, 향후 인터넷 기반 전자상거래 분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동서리서치가 수도권 파라오 슬롯 사용 경험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라오 슬롯 시장 변화 및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파라오 슬롯는 인터넷쇼핑 등 기존 인터넷 기반 상거래 시장을 크게 잠식하지 않고, 신시장을 창출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추가적인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 파라오 슬롯를 이용한 고객들을 일회성 고객이 아닌 고정 고객으로 유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파라오 슬롯, 소비형태 변화 몰고 왔나=파라오 슬롯 이용 후에도 인터넷쇼핑과 백화점 및 대형마트 사용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오 슬롯 사용 후 인터넷쇼핑과 백화점 이용 횟수를 묻는 질문에 ‘변화 없다’는 응답이 각각 60.3%와 60.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파라오 슬롯가 실제 소비생활에 준 도움으로 ‘다양한 쇼핑 기회 제공’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다는 점도 파라오 슬롯로 인한 시장 확대 효과를 방증한다. 현재 파라오 슬롯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기존 상거래들이 다루지 못했던 새로운 소비 시장에 대한 고객 수요를 공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라오 슬롯, 인터넷쇼핑과는 경쟁상대(?)=인터넷쇼핑은 ‘이용이 줄었다’는 응답도 다른 상거래 형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향후 파라오 슬롯가 이 분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인터넷쇼핑은 파라오 슬롯와 일부 상품 구성이 유사한 것이 이용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백화점은 상품 구매보다 복합적 문화공간이라는 점에서 카페·음식점·뷰티 등 서비스업종 비중이 높은 파라오 슬롯와 경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TV홈쇼핑은 파라오 슬롯 이용 후에도 이용 횟수에 ‘변화없다’는 응답이 54.2%로 상대적으로 낮았고 ‘이용이 줄었다’는 응답은 31.4%로 높았다. 가격에 민감한 홈쇼핑 사용자들이 할인율이 높은 파라오 슬롯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는 ‘변화 없다’는 응답이 71%로 가장 높게 나왔다. 식음료 중심이라 일반 파라오 슬롯와 상품 구성이 가장 다른 마트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공동구매 사이트나 중고 사이트는 ‘변화없다’는 응답이 50% 미만을 기록, 파라오 슬롯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오 슬롯 시장 규모=파라오 슬롯는 국내에 본격 상륙한지 1년여 만인 올해 5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파라오 슬롯는 ‘소셜’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차별적 서비스라는 인식은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1.4%)이 파라오 슬롯가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라 ‘공동구매·홈쇼핑 등 기존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라고 인식했다. ‘공동구매 사이트’(62%)나 ‘인터넷 가격 비교 쇼핑몰’(26.4%)과 비슷하다는 인식이 높았다.
다른 서비스와의 차별점은 ‘할인율이 크다’를 꼽은 응답이 55.9%로 압도적이었고, ‘자주 가는 지역의 맞춤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응답이 26%였다.
고객 유입도 ‘소셜’한 방식이 아니라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 등 전통적 마케팅 방식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파라오 슬롯 접속 경로로는 ‘알림 메일’이 32.7%로 가장 높았고, ‘문자메시지’가 16.4%, ‘포털 사이트 광고를 보고’가 9.7%로 나타났다.
파라오 슬롯 이용 후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후기를 남긴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31.7%에 그쳤다. 파라오 슬롯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문자메시지와 메일링’이 33.8%로 가장 높았다. 파라오 슬롯란 이름과는 달리 소셜한 이용 행태는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습관적으로 파라오 슬롯 사이트에 접속한다는 응답도 31.8%로 나타나 파라오 슬롯에 대한 사용자들의 충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65.8%의 응답자들은 쿠폰 이용 후 해당 상품을 정가에 재구매한 적이 없었다. 재구매한 제품이나 서비스로는 응답자의 49.9%가 ‘음식점, 카페, 주점 관련’을 꼽았다.
김일환 연구기자 ihkim@etnews.co.kr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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