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저평가 흐름은 슬롯 꽁 머니 취득으로도 돌려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금융위원회 슬롯 꽁 머니 취득기준 완화 조치 이후 슬롯 꽁 머니 매입을 통한 주가방어에 나선 코스닥기업 16곳 중 절반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슬롯 꽁 머니 취득이 단기적으로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재정상황이 열악한 코스닥 기업에는 재정부담이 될 수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슬롯 꽁 머니 취득=호재’란 등식도 코스닥에는 전부 통하진 않는 셈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기준 완화 이후 16개 코스닥 상장사가 슬롯 꽁 머니 취득을 결의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이보다 적은 6개 업체였다.
결과적으로 코스닥 슬롯 꽁 머니 취득 결의 기업 중 딱 절반만 주가 방어에 성공하고 나머지는 실패했다.
LIG에이디피는 슬롯 꽁 머니 취득 공시 이전보다 5.2% 하락했으며, 에이에스티젯텍 (-12.1%), 나노캠텍(-2.7%), 에스에너지(-15.9%), 메타바이오메드(-13.0%), 대주전자재료(-11.3%), 정상제이엘에스(-1.1%) 등도 하락세를 탔다.
반면 슬롯 꽁 머니 매입으로 주가 방어에 성공한 곳은 이름이 상대적으로 알려진 유명기업이 많았다. 지난 10일 슬롯 꽁 머니 매입 계획을 공시한 휴맥스와 휴맥스홀딩스는 공시 이후 이틀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지난 26일까지 각각 16.5%와 48.9% 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주가가 상승한 휴맥스 역시 지난 25일 발표한 슬롯 꽁 머니 취득 평균단가가 8631원임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 수준에서 오히려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통신장비업체인 쏠리테크 역시 지난 11일 9억5000만원을 들여 슬롯 꽁 머니 40만주를 취득키로했다. 이 회사 주가는 공시전인 10일 2385원에 머물렀지만, 공시이후 26일 종가 2880원으로 20.8% 급등했다.
코스닥 상장사 대표와 임직원 슬롯 꽁 머니 취득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상보는 김상근 대표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로 슬롯 꽁 머니 1만4000주를 장내에서 매입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는 상장주식수의 0.12%에 해당한다.
SSCP도 같은 날 임직원들이 기업가치대비 주가역행이 과도하다며 우리사주조합 기금을 통해 자발적으로 19억원 규모 슬롯 꽁 머니 취득에 나선 바 있다.
주요 주주 슬롯 꽁 머니 취득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이란 것이 증시 통설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슬롯 꽁 머니 취득이 단기적으로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재정상황이 열악한 코스닥 기업에는 재정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 우려가 깊어져 실적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슬롯 꽁 머니를 취득하는 것은 재정부담을 안을 수 있다”며 “상장사들이 주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정공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상장사 슬롯 꽁 머니 취득 한도를 완화해주는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기업은 슬롯 꽁 머니를 직접 살 때는 취득 신고 주식수만큼,신탁을 통할 경우엔 신탁재산 총액 범위 내에서 취득 가능한 주식 수만큼 살 수 있게 됐다.
<표>슬롯 꽁 머니 취득 결의 코스닥 기업 최근 등락률
자료:한국거래소, 기준 종가는 8월 26일치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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