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의 상반기 사설 바카라가 작년보다 8% 정도 줄었다.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세 그룹만 사설 바카라를 늘렸을 뿐 삼성, SK, LG 등 7개 그룹의 사설 바카라규모가 감소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설 바카라를 독려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이 더디고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대 그룹의 사설 바카라실적은 36조7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9조2880억원)보다 8.2% 감소했다. 이는 10대그룹 계열사로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발표한 75개사의 유형 및 무형자산 취득액을 합산해 분석한 결과다. 여기에는 현대오일뱅크, 삼성에버랜드, SK해운, LG CNS 등 비상장 계열사도 포함됐다.
사설 바카라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대기업집단은 포스코그룹(5개사)으로 작년 상반기 2조9320억원에서 올 상반기 4조4558억원으로 1조5230억원(52.0%)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지만 사설 바카라 규모는 오히려 크게 늘렸다.
현대중공업그룹(4개사)은 작년 동기 대비 사설 바카라액을 2958억원(40.1%) 늘려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현대차그룹(10개사)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6529억원(15.9%) 늘어난 4조7490억원을 사설 바카라했다. 현대차가 12.6% 늘어난 1617억원을 사설 바카라한 것을 비롯해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3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7개사의 사설 바카라집행이 증가했다.
반면에 올 상반기 12조원을 사설 바카라한 삼성그룹(14개사)은 10대 그룹 중 사설 바카라액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4조6180억원(27.8%)이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사설 바카라감소분만 4조863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현금흐름표상 단기금융상품의 증가액만 10조230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14개 계열사 중 사설 바카라액이 증가한 곳도 삼성토탈,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정밀화학 4개사에 그쳤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까지는 총 24조원의 사상 최대 사설 바카라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4조9983억원을 사설 바카라한 SK그룹(12개사)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사설 바카라실적이 4.1% 감소했다. 이는 SK하이닉스 초기 인수 시 이뤄진 대규모 사설 바카라 이후 추가 사설 바카라요인이 없었던데다 SK텔레콤도 2011년 7월 LTE 서비스 개시 이후 대규모 사설 바카라 수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이 작년 동기 대비 42.8% 늘어난 1조2565억원의 대규모 사설 바카라를 단행했다.
LG그룹(11개사)도 상반기 사설 바카라액이 5조654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9% 줄었다. LG전자와 LG이노텍은 사설 바카라액이 각각 51.9%, 117.5% 증가했으나 LG화학의 사설 바카라 감소로 그룹 전체는 소폭 줄어들었다.
개별 기업별로는 75개사 중 포스코강판의 사설 바카라감소율이 85.5%로 가장 컸고 삼성엔지니어링(-79.3%), SK가스(-78.7%),롯데케미칼(-66.9%), 한화건설(-62.8%), 롯데건설(-60.4%) 순이었다.
반면에 SK그룹의 코원에너지서비스 사설 바카라액 증가율은 356.7%에 달했고 포스코건설(262.8%), 포스코에너지(257.2%), GS글로벌(252.3%), 현대오일뱅크(171%), 현대건설(149.3%), SK C&C(149.1%) 등도 사설 바카라액 증가율이 높았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사설 바카라를 늘리려는 움직임은 있으나 커진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두드러진 상황”이라며 “경제 활성화와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신규 사설 바카라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