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3-창조, 기업에서 배운다]라이브 바카라, 몰락한 소셜게임의 제왕

소셜게임의 대명사인 라이브 바카라가 몰락 일보직전까지 몰렸다. 소셜 게임 `팜빌`과 `마피아워즈`가 연속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라이브 바카라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급성장하는 모바일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팜빌 등 주요 성공작을 제외하고는 흥행작을 내지 못했다. 라이브 바카라는 대규모 경영진 교체 이후 온라인 포커 등에 진출하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미래를 밝게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세계 최대 소셜게임 개발사 라이브 바카라 이미지
세계 최대 소셜게임 개발사 라이브 바카라 이미지

◇라이브 바카라, 게임업계 강타하다

2007년 7월 마크 핀커스 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4명의 공동 창업자가 설립한 라이브 바카라는 이듬해 `마피아 워즈` 게임을 공개하면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직원 수 1200명을 넘긴 라이브 바카라는 2011년 기업가치가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당시 서서히 몰락하고 있던 콘솔 게임이나 한국과 중국 위주인 온라인 게임과 달리 라이브 바카라의 주력인 소셜게임은 성장 가능성을 높게 인정받았다. 당시 전문가들은 라이브 바카라가 2011년 말쯤이면 4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당시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했던 페이스북과의 제휴관계는 라이브 바카라에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페이스북으로서도 이 당시 라이브 바카라는 전체 매출 중 15%를 차지할 정도로 든든한 협력사였다.

◇위기의 시작

라이브 바카라의 위기 신호가 감지된 것은 2011년 말부터다. 라이브 바카라의 매출과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며 올해 2분기 매출 2억3100만달러, 순손실 1580만달러의 성적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 부진이 계속되면서 라이브 바카라의 주요 임원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졌다. 제프 카프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팜빌` 개발자인 마이크 버두 총괄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가 지난해 사임했고 존 셰퍼트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같은 해 경질됐다. 이 외에도 `마피아워2`를 책임졌던 총괄매니저 에릭 베스크, `라이브 바카라 빙고` 총괄매니저인 제레미 스트라우저, `시티빌`의 앨런 패트모어 등도 라이브 바카라를 떠났다.

이 시기 창업자인 마크 핀커스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호 명단에서 빠지는 굴욕을 당했다. 마크 핀커스는 지난해 21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라이브 바카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12억달러의 자산이 줄어들면서 400대 부호 리스트에서 아예 밀려났다.

이후 마크 핀커스는 보스턴 개발 스튜디오를 철수했으며 전체 인력의 5%를 감축하는 등 다는 내용을 최근 사내에 공지했다. 게임회사인 EA와 특허침해 소송 중인 `더빌`에 대한 투자도 삭감했으며 이용자가 적은 13종의 게임은 서비스를 중단했다.

라이브 바카라 추락의 1차 원인은 모바일 대응 실패에서 기인한다. 라이브 바카라는 페이스북과 연계한 소셜게임 시리즈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지만, 페이스북과 함께 모바일 대응에는 실패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소셜게임 이용자가 웹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넘어갔지만, 라이브 바카라는 변화의 속도를 맞추지 못한 것이다.

한 모바일 게임업체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모바일보다는 웹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면서 라이브 바카라 역시 모바일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뒤늦게 라이브 바카라도 모바일 게임업체들을 인수하면서 모바일 분야를 강화했지만 이미 실적은 꺾이고 난 뒤였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의 결별에 도박 산업 진출 논란

동반자 관계였던 페이스북과의 불화도 설상가상으로 라이브 바카라를 괴롭혔다. 페이스북은 자신을 플랫폼으로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사업자들에게 자사 결제수단인 `페이스북 크레디트` 이용을 요구했다.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라이브 바카라는 페이스북이 요구하는 결제 수수료가 지나치게 비싸다며 반발했고, 결국 라이브 바카라의 소셜게임을 즐기는 별도의 플랫폼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페이스북은 게임 플랫폼 방침을 변경해 새로운 게임들이 이용자에게 쉽게 노출되도록 했고 결국 페이스북 게임 순위를 석권하고 있던 라이브 바카라는 많은 이용자를 다른 게임업체에 넘겨줬다.

이후 라이브 바카라는 온라인 포커로 사업방향을 틀며 회생을 도모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견된 결과였다. 라이브 바카라는 지난 4월 영국 온라인 도박게임 운영업체 `비윈파티`와 제휴를 맺고 카지노 게임인 `라이브 바카라 플러스포커` `라이브 바카라 플러스카지노` 등을 발표했다. 현금거래 게임사업도 추가했다.

도박 산업에 진출한 라이브 바카라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현재 미국에서는 네바다와 델라웨어 등 일부 주에서만 온라인 도박을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라이브 바카라는 미국 내 온라인 도박이 합법화되면 본격적으로 미국 전 영역을 공략하고 해외진출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7월 새롭게 라이브 바카라의 CEO로 부임한 돈 매트릭은 실적발표 자리에서 미국에 온라인 도박산업 라이선스를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기존 장기였던 무료 소셜 게임에 집중하겠다는 것. 오랫동안 휘청이며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라이브 바카라가 다시 게임업계의 존재감 있는 기업으로 부활할 가능성은 점점 멀어져 간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