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공공정보화 품질 제고를 위해 도입한 프로젝트관리조직(슬롯 꽁 머니) 제도가 공공기관의 외면으로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지난 7월 제도 시행 후 발주된 공공정보화 슬롯 꽁 머니 사업은 단 한건에 불과하다. 내년에도 공공기관들은 슬롯 꽁 머니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발주가 어려울 전망이다.
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6일 슬롯 꽁 머니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개정 전자정부법이 시행된 이후 공공정보화 슬롯 꽁 머니 사업은 한국은행의 `신외환전산망 구축 관련 슬롯 꽁 머니` 단 한건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이후 공공정보화 사업이 상당수 진행됐지만, 공공기관들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슬롯 꽁 머니 사업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 전체를 살펴봐도 공공정보화 슬롯 꽁 머니 사업은 한국은행 슬롯 꽁 머니 사업 외에 △전자정부지원사업 통합 슬롯 꽁 머니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전면개편 2단계 슬롯 꽁 머니 △국방통합정보관리소 구축 2단계 슬롯 꽁 머니 △신용보증재단 중앙회 차세대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슬롯 꽁 머니 △관세청 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 1단계 구축 슬롯 꽁 머니 등 총 6건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20억원 이상의 정보화 사업이 연간 200개 추진되는 것에 비교하면 슬롯 꽁 머니 발주 건수는 매우 적다.
이 가운데 전자정부지원사업 통합 슬롯 꽁 머니는 정부가 성격이 다른 3개의 정보화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묶어 발주한 사례다. 업계에서는 슬롯 꽁 머니 제도 도입을 앞두고 실시한 `구색 맞추기` 사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사업 제안도 감리업체 중심으로 이뤄졌다. 국세행정시스템과 국방통합정보관리소, 국가관세종합정보망 등의 구축사업은 모두 1000억원을 넘는 초대형 사업이다.
공공기관이 슬롯 꽁 머니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는 예산 부족 때문이다. 한 공공기관 정보화통계담당관은 “슬롯 꽁 머니 예산이 별도로 책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안 그래도 부족한 본사업 예산을 떼어내 슬롯 꽁 머니 사업을 발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로 인해 결국 슬롯 꽁 머니나 본사업 모두 저가 사업으로 품질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슬롯 꽁 머니 사업 발주는 어려울 전망이다. 2014년도 공공정보화 예산이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감소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SW) 유지보수 요율 인상과 늘어난 시스템으로 유지관리 비용 증가, 정부3.0 프로젝트 추진 등으로 슬롯 꽁 머니 사업 예산 확보는 더욱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다른 공공기관 정보화통계담당관은 “내년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유지보수 비용과 정부3.0 사업비용 증가로 슬롯 꽁 머니 발주는 엄두도 못 낼 것”이라며 “슬롯 꽁 머니 의무화 등으로 별도 예산을 확보해 주지 않는 한 슬롯 꽁 머니 제도는 유명무실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보람 안전행정부 전자정부정책과장은 “올해는 별도 슬롯 꽁 머니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발주된 사업이 적다”며 “내년 초 발표되는 공공기관 예산집행 지침에 슬롯 꽁 머니 사업 발주를 포함시켜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안행부는 예산집행 지침에 슬롯 꽁 머니 내용 삽입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관리조직(슬롯 꽁 머니) 제도
정보화 프로젝트 품질 제고를 위해 외부 전문기업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프로젝트 관리를 위탁하는 제도다. 정부는 개정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시행에 따른 공공정보화 품질 하락을 막기 위해 슬롯 꽁 머니 제도 도입을 골자로 전자정부법을 개정, 7월 6일부터 시행했다.
올해 공공정보화 슬롯 꽁 머니 사업 발주현황
자료:나라장터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