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의 내수 점유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수입차의 물량공세를 막아내지 못하는 것이 배경이다. 올해 대거 신차를 출시했음에도 나타난 현상이어서 비상이 걸렸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슬롯 꽁 머니의 9월 승용차(RV 포함·상용차 제외) 내수시장 점유율은 64.2%였다. 전달(64.8%)과는 비슷했지만 전년동기(65.8%)와 비교하면 뚝 떨어졌다. 올해 들어 6월(63.2%)을 제외하곤 가장 낮은 점유율이다. 올해 최고 점유율은 2월 기록한 66.6%다. 65% 부근에서 고착화 현상이 감지된다.
이는 지난해 초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작년 1월 슬롯 꽁 머니 점유율은 70%였다. 작년 평균 점유율이 68.3%였다. 재작년엔 아예 연평균 점유율이 71.6%였다. 작년만 해도 70%를 넘은 달이 세 번이나 있었으나 6월(70.2%)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올해는 70%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작년 말과 올해 대중적 신차를 대거 출시했음에도 나타난 현상이어서 ‘충격’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말 신형 제네시스를, 올해 3월 말 신형 쏘나타를 출시했고 슬롯 꽁 머니는 6월 말 신형 카니발을, 8월 말 신형 쏘렌토를 각각 내놨다.
그러나 신차가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첫 달(4월, 7월)에만 반짝 효과가 있을 뿐 이후 점유율이 다시 내려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나마 신형 쏘렌토가 팔리기 시작한 9월엔 전달보다 점유율이 떨어졌다.
신차 이외 차종 판매가 저조하면서 신차효과가 반감됐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 덕분에 9월 누적기준 승용부문이 4.1% 성장했지만 엑센트(-24.4%), 벨로스터(-43.2%), 아반떼(-6.4%), i30(-26.8%), i40(-53.7%), 에쿠스(-30.9%) 등 신차를 제외한 대부분 차종 판매가 감소했다. 슬롯 꽁 머니는 승용부문 전체가 9.3% 뒷걸음질치면서 신차효과를 갉아먹었다.
더욱 큰 원인은 수입차 파상공세다. 연간 서너 종의 신차를 내놓는 슬롯 꽁 머니와 달리 수입차는 20개가 넘는 브랜드에서 매달 신차가 쏟아진다. 물량공세를 막아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수입차 점유율은 2월 13.5%에서 9월 15.2%까지 뛰었다.
<슬롯 꽁 머니 및 수입차 승용 내수시장 점유율 추이(%) 자료:슬롯 꽁 머니 및 수입자동차협회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