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파라오 슬롯 환자들은 첫 증상 발현 후 진단까지 평균 20.4개월이 걸려 선진국 대비 진단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고은미)가 파라오 슬롯 임상연구센터의 도움을 받아 파라오 슬롯 환자 5376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파라오 슬롯 환자는 첫 증상 발현 후 진단까지 평균 20.4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캐나다(6.4개월), 벨기에(5.75개월), 덴마크(3~4개월) 등에 비해 3~5배 늦은 것이다.
파라오 슬롯은 초기부터 관절 손상이 시작돼 치료가 불충분할 경우 증상 발현 2년 이내에 환자의 70%에서 관절 손상이 발생한다. 진단이 지연될수록 피해가 클 수 있다는 뜻이다.
진단까지 오래 걸리는 이유로는 병원을 찾아 진찰을 잘 받지 않는 점이 꼽혔다. 심승철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는 “젊은 연령층의 환자는 파라오 슬롯에 대한 지식이나 경각심이 부족해 관절 증상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적극적인 사회 활동이 많은 시기이므로 제 때 치료받지 못하면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파라오 슬롯 검사에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점도 진단을 지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은미 이사장은 “현재 국내에선 항CCP 검사와 MRI 검사 등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검사에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비용 부담으로 검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파라오 슬롯 환자의 진단이 늦어지지 않도록 한다면 환자의 장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