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슬롯 꽁 머니, 이제 시작이다

남태평양 섬나라 사모아에서 낭보가 날아왔다. 산업은행이 녹색기후기금(슬롯 꽁 머니) 이행 기구로 인증 받았다는 소식이다. 슬롯 꽁 머니는 지난 13~15일(현지시간) 사모아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이사국은 산업은행을 포함한 7개 이행 기구를 인증하고 8개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 사업 지원을 승인했다.

이번 인증은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 첫 슬롯 꽁 머니 이행 기구 탄생이자 인증 신청 후 1년 반 만에 맺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이행 기구는 슬롯 꽁 머니 자금을 직접 사용하는 핵심 조직이다.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를 발굴해 슬롯 꽁 머니에 제안하고, 자금 지원을 받아 사업을 수행한다. 자국에 이행 기구가 있어야 주도권을 쥐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정부는 이제야 한숨 돌렸다. 슬롯 꽁 머니 사무국을 유치했을 뿐 실리는 못 챙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산업은행 중심으로 국내 기업은 `한국형 녹색사업`을 개도국에 활발히 전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산업은행은 폐기물에너지화 시범 사업 추진을 위한 제안서를 슬롯 꽁 머니에 제출한다.

출처:슬롯 꽁 머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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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할 일이 많다. 슬롯 꽁 머니 이사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사국 자리 확보가 핵심 과제다. 추가 이행 기구 배출도 필요하다. 수출입은행은 산업은행보다 먼저 후보에 올랐지만 아직 인증을 받지 못했다. 미국이 수출신용기관(ECA)의 슬롯 꽁 머니 참여를 반대, 수출입은행은 인증 신청을 보류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새롭게 인증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우리 기업의 슬롯 꽁 머니 사업 참여다. 아직 많은 기업이 슬롯 꽁 머니 사업을 모르거나 관심조차 없다. 산업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역량 있는 녹색기업을 발굴,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정부는 녹색사업 지원을 확대해서 기업 투자에 확신을 심어 줘야 한다. 산업은행의 슬롯 꽁 머니 이행 기구 인증은 다른 나라와 같은 출발선에 섰다는 의미에 불과함을 잊으면 안 된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