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55인치 RGB방식 에볼루션 바카라 생산 도전…LGD에 도전장

중국 BOE가 빨강·녹색·파랑(RGB) 3원색 픽셀을 구현한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에볼루션 바카라) TV 패널 생산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잉크젯 프린팅 파일럿 장비를 도입한다. 아직 연구개발과 파일럿 생산을 위한 수준이지만 한국보다 먼저 RGB방식 대형 에볼루션 바카라를 생산할 수 있다. 잉크젯 프린팅 공정기술도 도입도 한국에 앞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지난달 잉크젯 프린팅 장비 1대를 발주했다.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총 10억위안(1680억원)을 투자해 만든 프린팅 에볼루션 바카라 기술 플랫폼 라인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 라인은 2월 BOE가 6억위안(1010억원), 허페이시가 4억위안(670억원)을 투자해 지분 75%, 25%를 가진 신규 설비다.

BOE, 55인치 RGB방식 에볼루션 바카라 생산 도전…LGD에 도전장

BOE는 대형 에볼루션 바카라 TV 패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 플랫폼을 구축했다.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파일럿 라인에서 시험 생산까지 할 계획이다. BOE는 지난달 프린팅 에볼루션 바카라 기술 플랫폼 프로젝트를 위해 잉크젯 프린팅 설비를 발주하고 미국 카티바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특이한 것은 카티바가 납품할 장비의 에볼루션 바카라 방식이다. 8세대 규격(2200㎜×2500㎜) 마더글라스를 6장으로 분할하는 방식이 아닌 55인치 규격(1218.2㎜×684.5㎜) 1장만 생산해 별도 분할이 필요 없는 장비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더글라스 크기가 55인치 1장에 불과하면 대형 마더글라스를 제어하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수율도 높아진다. 55인치 1장을 생산해 별도 분할작업 없이 바로 55인치 에볼루션 바카라 TV용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카티바는 에볼루션 바카라 TV 패널에 잉크젯 프린팅 공정 도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 장비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장비 크기가 8세대보다 훨씬 작고 수율도 높일 수 있어 초기 잉크젯 프린팅 기술 검증, 안정성, 수율 확보를 원하는 패널 제조사에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도 잉크젯 프린터를 도입한 에볼루션 바카라 TV 패널 파일럿 라인을 마련하고 시험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도쿄일렉트론 장비를 사용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에볼루션 바카라 TV 패널 사업을 중단하고 중소형 에볼루션 바카라에 집중하고 있다.

BOE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화이트 에볼루션 바카라 TV 패널을 양산하는 LG디스플레이를 따라잡으려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8세대 규격 기준이 아닌 55인치 1장을 바로 찍어내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이라는 점에서 향후 파일럿 생산 성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파일럿 생산 결과가 좋으면 정식 생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BOE가 허페이에 꾸린 에볼루션 바카라 기술 플랫폼이 파일럿 생산까지 할 수 있는 라인을 갖췄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한 에볼루션 바카라 TV 패널을 생산해 소량 판매를 시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BOE는 SID 2017에서 세계 처음으로 능동형 양자점발광다이오드(AM QLED) 패널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5인치와 14인치 규격을 전시했다. 퀀텀닷(QD) 재료를 RGB 잉크젯 에볼루션 바카라 방식으로 인쇄했다.

에볼루션 바카라가 SID 2017에서 공개한 5인치 AMQLED 패널 (사진=전자신문DB)
BOE가 SID 2017에서 공개한 5인치 AMQLED 패널 (사진=전자신문DB)

업계는 한국과 중국의 에볼루션 바카라 기술 격차가 최소 3~5년 정도 벌어진 것으로 본다. 하지만 BOE의 경우 대규모 투자와 공격적인 최신 기술 도입을 시도하고 있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잉크젯 프린팅 공정 기술의 경우 기존 증착 방식보다 필요한 공정 단계가 적어 상대적으로 추격 속도가 빠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안정적으로 대형 화이트 에볼루션 바카라 패널을 양산하므로 새로운 잉크젯 프린팅 공정 기술을 채택하려면 수율, 투자비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반면 이 분야에 처음 뛰어든 중국 패널업체는 신기술 채택에 주저함이 없고 새 기술을 최초 도입하는 상징성까지 가질 수 있어 더 도전적”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