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한국판 슬롯 사이트(Black friday)가 열렸습니다. 내수경기를 살리고자 정부에서 기획해 열린 이번 슬롯 사이트는 첫 해 시행된 만큼 좌충우돌이 많았습니다. 유통업계가 행사를 이끌며 전자, 화장품 주요 제조사가 빠진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이름은 한국판 슬롯 사이트로 불렸지만 실제는 미국과 다른 슬롯 사이트라는 소비자의 지적도 받았습니다. 슬롯 사이트가 무엇이고, 미국에서는 어떻게 열리는지 알아보겠습니다.
Q:슬롯 사이트가 무엇인가요.
A:슬롯 사이트는 미국에서 매년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에 열리는 가장 큰 쇼핑 행사 중 하나입니다. 전통적으로 연말 쇼핑시즌을 알리는 시점이자 연중 최대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지요. 슬롯 사이트라는 용어는 1960년대에 필라델피아에서 추수감사절 다음 날 극심한 교통정체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날에는 연중 최대 세일이 진행됩니다. 그래서 소비자의 소비심리가 상승해 쇼핑을 시작하면서 이전까지 지속된 장부상의 적자(Red figure)가 흑자(Black figure)로 기록되는 날이 된다는 의미로 이 용어가 붙었습니다.
11월 23~29일 사이에 들어 있는데 1년 중 가장 큰 폭 세일시즌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이날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세일기간 동안 미국 소비자들은 각종 상품을 구매합니다. 이 때 발생하는 소비가 미국 연간 소비 2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또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이 시작되면서 소비가 활성화되기도 합니다.
Q:한국판 슬롯 사이트는 무엇인가요.
A: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코리아 슬롯 사이트 행사를 기획해 진행했습니다. 미국 슬롯 사이트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것이지요. 국내 백화점, 온라인 등 92개 업체, 3만4000여개 점포와 200개 전통시장이 참여했습니다. 국내 대부분 유통업체가 참여하며 업체별로 최대 50~80%까지 제품 할인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제조사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 아쉬움을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매출 효과는 컸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는 지난 2~15일까지 22개 주요 참여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94억원(20.7%)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매출은 전년보다 2669억원(24.0%) 늘었습니다. 침체된 경기 상황에 각종 할인 혜택으로 소비자 닫힌 지갑을 여는 데는 톡톡히 도움이 된 셈입니다.
Q:한국판 슬롯 사이트에 가전제조사는 왜 빠진 것인가요.
A:올해 행사는 유통업체를 메인으로 열렸습니다. 백화점, 마트 등 유통사는 ‘할인 이벤트’를 상시적으로 열기 때문에 짧은 준비기간에도 행사를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조사는 ‘이벤트 제품’을 내놓기까지 한 달 이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한국판 슬롯 사이트 행사를 기업에 고지한 시간이 짧은데다 가전 특성상 마진이 많이 남지 않는 것도 참여를 꺼리게 만든 이유입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전(CE)부문이 2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섰지만, 1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LG전자는 가전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입니다. 국내 가전3사로 분류되는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 수준이었습니다. 미국과 다른 유통구조도 할인을 어렵게 만든 이유입니다. 미국은 백화점, 베스트바이 같은 유통점이 직접 가전제품을 매입합니다. 그 해 판매하지 못한 제품은 이듬해까지 재고로 안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담을 덜기 위해 연말에 할인율을 높여서라도 모두 판매하는 것입니다.
◇‘슬롯 사이트프 트렌드 2015: 가면을 쓴 사람들’ 김용섭 지음. 부키 펴냄
숫자 대신 일상을 통해 2015년을 관통할 핫 트렌드를 보여준다. 2014년에는 불황에도 수그러들 줄 모르는 프리미엄 소비를 ‘그녀의 작은 사치’라는 주제로 조명했다. 소셜네트워크 안에서 많은 가면을 써 왔던 우리에게 일상의 가면과 가식, 위선에 얽힌 슬롯 사이트프 스타일이 만들어낼 새로운 욕망과 소비, 사회 문화적 변화가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크게 문화, 생활, 비즈니스&소비로 나누어 22개 주요 트렌드를 선정했다. 오늘 우리 삶의 다양한 변화와 그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한눈에 조망한다.
◇‘아빠, 마케팅이 뭐예요?’ 심윤섭 지음. 예문당 펴냄
‘아무리 꼭꼭 숨어도 마케팅은 늘 우리 곁에 있다’ 마케팅 기본원리와 더불어 청소년에게 필요한 몇 가지 특별한 지혜를 가르쳐주고 있다. 제4장 마케팅과 가격에서는 더 싼 물건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목숨을 건다는 단락을 두고 미국의 슬롯 사이트를 설명한다. 청소년 시기에 올바른 마케팅을 배우지 못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제대로 된 소비활동을 할 수 없다. 아빠가 들려주는 10대를 위한 마케팅 이야기로 아이가 쉽고 재미있게 마케팅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마케팅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성숙한 안목을 갖게 도와주고, 소비의 주인이 돼 인생의 중심을 바로 잡을 수 있게 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